1/1000 우주전함 야마토 완성


한동안 1/144 건프라에 주력하면서도, 한편으론 늘 신경쓰이던 1/1000 야마토를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설명서에는 printed in 1992로 씌여 있으니 재판인 듯 하고, 제가 이걸 구입한 것은 93년 경인 듯 하니, 13년간의 작업의 성과물치곤 보잘 것 없지만, 중요한 부품을 분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해도 감지덕지.



비교를 위한 샷이 없어 아쉽지만, 25cm정도의 길이에 전용 스탠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25cm라면 비교적 큰 크기일 것 같지만, 대부분의 부품이 붙는 함교주변부는 좁은 공간에 세밀한 부품들이 다닥다닥붙어 핀셋이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크기인 고로, 실물은 작고 아담하게 느껴집니다.



함저부의 적갈색은 군제 건담 컬러 스프레이 10번 레드2를, 함상면의 회색부는 군제 건담 컬러 스프레이 12번 extra dark gray로, 건담을 도색준비하다 생각나서 같이 도색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



어린시절, 우주전함 V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장한 군가풍의 주제곡과 함께, 야마토가 날개를 펴고 부상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키트에는 이 장면의 재현을 위해 주익부품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걸 끼우면,



오호라, 저 갸냘픈 날개로 이다지도 육중한 6만5천만톤급의 전함이 날아댕겼단 말이냐.....



실존했던 야마토의 주포는 거함거포주의의 마지막 산물답게 당시 세계최대급인 420미리 3연장포 3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킷에는 이 3연장포에 대해 3개의 줄무늬가 습식데칼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만, 작업도중 분실. 그래서 웨이브의 별매 데칼인 이놈으로 대체, 여기저기 잘 써먹는게 아주 요긴한 것 같습니다.



단색 투톤의 다소 심심한 킷인지라, 데칼을 붙여주니 나름 시각적 포인트가 된 것 같아 만족.



동봉된 스탠드는 철물점 락카 무광검정으로 쓰윽. 반짝이는 스티커가 동봉되어 있습니다만, 세월의 흔적인지 다소 촌스런 디자인이란 인상.



대공포화로 빼곡히 들어찬 함교 주변부. 도저히 사각이 없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무장이건만, 실제로는 벌때같이 달려드는 고속의 기체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던 듯.

여담이지만, 세계최대의 화력과 세계최고의 방어력을 갖추었던 야마토의 아킬레스 건이 있었으니, 사진에서 함교앞에 설치된 150미리 3연장 포였습니다. 여기의 상층장갑은 상대적으로 얇았고 이 바로 아래에 무기고가 위치하고 있어 한방에 침몰이 가능한 부위였지만, 야마토의 최후는 이 부분의 직격에 의한 것이 아니고 폭격기와 뇌격기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었으니 다소 아이러니. 그나마 미군측 비행기의 희생도 10기 미만이었다니 사람손에 의해 조준되는 시스템의 한계인듯 합니다.




야마토의 얼짱각도는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본체전체를 포신으로 쓰는 야마토의 필살기 파동포. 사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실존했던 전함 야마토와 거의 동일하고 바뀐 부분은 기수부분의 파동포와 함저의 보조함교, 황가의 국화문장대신 가늠쇠로 보이는 구멍이 마스트에 생긴 것에 불과하지만 이다지도 다른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작가의 능력에 기인하는 듯.



그런데 막상 1/10의 축소모형과 실물사진을 보니 프로포션이 상당히 다릅니다. 별로 안바뀐 것 같지만, 우주전함의 미끈하고 좁은 몸체는 전혀 다른 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호라~ 주된 컨셉외에는 세부적으론 전혀 다른 디자인이었군요...



함미에 설치된 두개의 포스트는 수상비행기의 운용을 위한 것이었는데, 우주전함에서도 아마도 고증을 위해 재현했나 봅니다. 우주전함 V호의 도입부는 생각이 잘 나지 않지만, 극장판에서는 외계인이 지구에서 자주 정찰을 나가던 지역이 있어 우리편의 두명의 주인공도 덩달아 뭐가 있나 정찰을 나가보니 야마토의 잔해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전에 태평양에 침몰한 야마토의 잔해를 활용하여 우주전함으로 개조하고 있더라..... 로 요약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거의 완전히 산산조각나서 오키나와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 거대한 화염과 함께 침몰, 3000여명의 승무원 중 276명만 생존했다고 합니다.





우주전함 야마토는 1974년에 일본에서 1기가 방영되고, 이후 3차례의 TV판이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이 제품도 아마 70년대에 초판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세월의 연륜만큼 부품은 잘 맞지 않고, 미세한 포신들은 개봉당시에도 부러져 있었으며, 몰드는 죄다 플러스이지만, 스스로가 우주전함 V호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며 자란지라, 작업하는 내내 주제곡을 흥헐거리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중엔 비교적 사이즈가 작은 편인지라 작업시에 다소 애로가 있긴 하지만 한눈에 보이는 프로포션만큼은 반다이에서 최근 발매할 예정이라는 1/350보다는 훨 나아보이고, 한편으론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어 우주전함 V호에 향수를 가진 분들이라면 기꺼이 손대볼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세월이 흘러 우주전함 V호는 사실 야마토라는 이름의 일본전함이었고, 그것은 군국주의의 상징이었으며, 당시 세계최대의 전함이었지만 제대로 사용도 못해보고 침몰했고, 우주전함 V호에서 묘사된 정서들 중 일부는 군국주의적 혐의를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지만, 나의 기억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그 멋진 우주전함 V호가 완성된 모습으로 내 앞에 당당히 서 있으니, 다시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 우주전함이 이스칸달로 처녀항해를 떠나는, 날개를 펴고 수면을 가르며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순간의 감동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이런 것이 모형생활을, 그 중에서도 건프라와 에니메이션 모델이라는 비주류장르를 주변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즐기는 가장 큰 이유이자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군요.
by 진심을그대에게 | 2006/09/12 12:31 | 최종완성프라작품 | 트랙백(2)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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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우리들의 귀여운 세상을.. at 2007/03/11 08:25

제목 : 갑자기 밀어닥친 우주전함 야마토 버닝.... ^_^;
1/1000 우주전함 야마토 완성 이 글을 보고 덧글을 주저리주저리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지인의 생일선물을 위해 건담몰 이란 곳을 찾았다가, 거기서 파는 우주전함 야마토 키트를 갑작스레 질러버린 뒤, 오늘은 우주전함 야마토의 피규어나 키트들을 올린 홈페이지를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여러 홈페이지나 블로그들을 보았는데, 야마토 10분의 1 스케일 모형 사진이 올라와 있는 것이 특이하고 이글루스여서 ......more

Tracked from blogring.org at 2008/12/16 06:09

제목 : 건담몰-으로 이어질 블로그링
건담몰-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more

Commented by Dr.Feelgoo at 2006/09/28 04:56
구판 1/1000 아르카디아의 작업이 한~참 지났는데도 진도가 안 나가는 것이 기억납니다. 저도 한 10년 지나면 가능할까요? 그러고보니 태극호도 아니고 V호는 벌써 30년의 시간이......
Commented by Fillia at 2007/03/11 07:19
안녕하십니까....

지인의 생일선물을 위해 건담몰 이란 곳을 찾았다가, 거기서 파는 우주전함 야마토 키트를 갑작스레 질러버린 뒤, 오늘은 우주전함 야마토의 피규어나 키트들을 올린 홈페이지를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쓰고 보니 너무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올리겠습니다, ^^

좋은 글과 사진들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나그네 at 2007/11/13 19:54
잘 봤습니다...
우주전함브이호 애니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실제 모델이된 야마토호는 일본넘들이 왜 2차대전 막판에 저런 7만톤짜리 괴물를 만들어 비효율적으로 이용했는지 몰라.....

공중엄호를 받지 못한 야마토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채 미군 뱅기에 의해 비참하게 침몰......

참고로 우주전함브이호 주제가가 흘렀으면 더 좋았을거 같은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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